> 화제

OECD “ICT 선두주자 한국, 원격의료 규제는 왜 안 푸나”

기사입력 : 2020-09-04 11:20:57 최종수정 : 2020-09-04 11:20:57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0 한국경제보고서'를 보고, “한국이 국제기관으로부터 이렇게 크게 칭찬받은 적이 있었나 싶다.” 라고 말했다.

 

보고서엔 올해 한국이 월등한 차이로 성장률 1위를 기록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가장 성공적으로 차단했고 고용률 하락 폭이 회원국 중 가장 작은 수준이라는 등 긍정적 평가가 담겨 있다.

 

위 내용들은 보고서에 문자 그대로 실린 팩트.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의 대외 위상이 보다 올라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보고서 전문을 읽어보면 한국 경제에 대한 문제 제기와 뼈아픈 지적이 결코 적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높은 규제 장벽을 그 대표적인 예시로 들 수 있다. OECD"한국은 상품시장 규제가 가장 엄격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2018년 한국의 규제 수준은 35개 회원국 중 5위로 집계됐다고 OECD 통계에 보고가 됐다. 한국보다 규제가 엄격한 나라는 벨기에, 룩셈부르크, 캐나다, 터키밖에 없었고, 이런 규제가 경쟁과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고 OECD는 언급했다. 특히 서비스업 규제가 문제로 지적됐는데, 한국이 첨단 디지털 기술 분야 선두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직된 규제로 인해 서비스업 생산성은 매우 낮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장 규제 개선이 시급한 분야로는 원격의료를 언급했다.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양립할 수 있는 한 원격의료를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격의료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의사와 환자가 비대면으로 진료·처방하는 것을 말하는데, 한국의 의료법은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를 원천 금지하고 있다.

 

OECD23개 회원국이 원격의료를 시행하고 있고,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은 주요 의료기관의 원격 상담 비율이 6%에서 50~70%로 증가했다. 노르웨이도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1차 의료기관의 디지털 상담 비율이 5%에서 60%로 뛰었다. OECD"여러 국가에서 수집된 증거에 따르면 원격의료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입증됐다""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환자는 대면 진료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서비스 요금 인하는 물론 서비스 품질, 치료의 조정과 연속성 면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도 말했다.

 

또한 고용 정책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OECD"고용 정책 지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직접일자리 창출에서 교육, 직업훈련·상담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의 조언은 "물고기가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득불평등 해소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OECD"고용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상병수당을 도입하는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한편 빈곤층 소득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고, 빈곤층 지원 관련해서는 기초연금 개선을 언급했다. 기초연금 수준을 높이되 좀 더 빈곤한 계층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성원 기자 sung89won@kmenews.co.kr]

국민경제 - 상업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